국내 증권시장에서 차기 정부의 정책 수혜주가 쏟아지고 있다. 1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에 따라 직접적 수혜가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 테마주 성격의 종목들이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갈 곳 잃은 자금이 일부 투기적 성격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방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정책 테마주의 변곡점인 대통령선거가 이미 마무리된 만큼 단순 인맥 등으로 엮인 종목의 추격 매수는 지양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1. 대양금속 [009190]
대양금속이 윤 당선인의 원자력 발전 정책 수혜주로 지목되며 10%대 오름세를 보였다. 대양금속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0.61% 오른 479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회사는 1973년에 설립된 스테인리스 제조·가공 전문 업체다. 스테인리스는 원자력 발전소의 구조 재료로도 사용된다. 원전 건설이 활성화돼 스테인리스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양금속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기업분석보고서에서 대양금속을 원전 정책 수혜주로 짚으며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현 연구원은 “대양금속의 핵심 제품인 ‘크롬 니켈(Cr-Ni) 300계 스테인리스’는 경쟁 제품 대비 니켈 함유량이 높다. 우수한 내구성 덕분에 원전 건설의 기초 소재로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테인리스의 핵심 원재료인 니켈의 글로벌 수급 난으로 니켈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 대양금속과 같은 원자재 공급자는 판가 이전이 가능한 시장 구조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종 기업인 티플랙스, 한국선재, 황금에스티의 평균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2.1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양금속의 PER 6.9배는 절대적 저평가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윤 당선인의 원전 재개 의지가 원전주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전날 경북 울진군을 찾아 새 정부가 출범하면 신한울 3·4호기 건립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윤 후보의 당선은 건설, 원전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 탈모 관련주
탈모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탈모약 가격 인하 공약이 투자자들사이에서 다시 주목받은 결과로 보인다. 탈모 샴푸를 생산하는 TS트릴리온은 전날보다 14.55% 오른 1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더스제약(6.09%), JW신약(3.33%), 메타랩스(3.16%) 등 탈모 치료제 관련 업체도 모두 상승했다.
안 위원장은 올해 초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이 화제를 모으자 “건보 적용만이 해답이 아니다. 탈모약 제네릭(복제약) 가격을 낮춰 저렴한 처방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 안팎에선 안 위원장의 탈모 정책이 현실화돼도 해당 기업들이 얼마나 수혜를 볼지는 미지수인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선거 전후에 등장한 특징주는 정치적 이벤트가 소멸하면 매도세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3. 중소형 건설주
중소형 건설주들이 연일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 당선인이 문재인정부의 규제 남발을 지적하며 공급확대를 예고한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건설주 전체의 전망이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성건설은 가격제한폭(상한가)인 29.93%까지 오른 3690원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매년 시공능력평가 60~80위를 차지하는 중견 건설사로 주택·건설·토목 사업을 하고 있다. 소규모 정비사업을 주로 하며 대중에게는 주거 브랜드 ‘일성 트루엘(TRUE L)’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지사가 기본주택정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울 때도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이력이 있다.
이 외에 범양건영도 29.77% 오르며 상한가에 도달했고 동신건설(21.94%)도 불을 뿜었다. 남광토건(10.08%), 삼부토건(9.86%)도 10% 안팎의 오름세를 보였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주택 총 250만호 중 공공주도와 민간주도로 각각 50만호와 20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수도권에만 130만호를 건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여의도 산책. [3분 국내주식]은 동학 개미의 시선으로 국내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루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