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가상의 판타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MZ세대의 놀이공간이 메타버스로 옮겨가면서 웹툰, 엔터테인먼트, 영화관까지 가상 세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2분기 중 웹툰 속 장소, 캐릭터 등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가상의 테마파크 ‘웹툰 월드’를 제페토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첫 번째 맵으로 선보일 작품은 인기 호러 웹툰 ‘기기괴괴’다. 작품 속 공포물을 활용한 ‘귀신의 방’, 수수께끼를 풀어 미션을 달성하는 ‘방탈출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웹툰 속 캐릭터를 만나는 팬미팅은 이미 몇 차례 진행됐다. 지난달에는 조회 수 6억 뷰의 인기 웹툰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하네되)의 팬미팅이 열렸다. 웹툰 주인공들의 MBTI를 바탕으로 하는 ‘밸런스 게임’을 비롯해 웹툰 속 대사를 재연하는 ‘명대사 낭독’, 웹툰과 관련된 퀴즈를 푸는 ‘하네되 모의고사’, 웹툰 캐릭터와 함께 인기 포즈로 즐기는 ‘기념사진 촬영’ 등 다양한 코너를 진행했다. 웹툰 캐릭터와 관련한 굿즈도 판매했다. 웹툰 ‘재혼 황후’의 제페토 굿즈는 40만개 이상 팔렸다.
웹툰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도 메타버스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팬들은 이제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행위에 만족하지 않는다. 가상의 공간에서라도 좋아하는 가수를 만나거나 영화와 관련한 놀이를 즐기고 싶어 한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엔믹스(NMIXX)는 데뷔를 앞두고 제페토에서 ‘엔믹스 월드’를 공개했다. 실제 멤버들의 의상과 악세서리 등을 그대로 구현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엔믹스 월드는 공개 6일 만에 방문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엔믹스의 JYP엔터 사옥 연습실을 그대로 옮긴 공간에서 팬들은 멤버들과 셀피(셀카)를 찍고 안무 연습도 함께 할 수 있었다. 가상의 팬미팅 형식의 ‘엔믹스 제페토 팬파티’도 지난 7일 진행했다.
CGV는 지난 1월 28일 제페토에 ‘CGV월드’를 마련했다. 제페토 최초의 영화관이다. 실제 영화관을 방문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제페토 CGV월드에서 그대로 재현했다. 이용자는 다양한 상영작의 포스터가 비치된 로비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 티켓을 출력할 수 있다. 팝콘과 음료 등을 들고 로비 테이블에서 취식을 즐길 수도 있다.
상영관 내부도 현실과 동일하게 꾸몄다. 호텔 스위트룸을 극장 안에 옮긴 듯한 ‘스위트 시네마’, 침대 상영관 ‘템퍼시네마’, 도심 속 자연을 주제로 한 ‘씨네&포레’ 좌석이 구현됐다. 영화관이 가상공간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데는 코로나19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또 다른 형태로 극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