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스무 해를 맞은 제주 이중섭미술관이 전시관으로 문을 열어 원화 60점을 소장한 작가 미술관으로 성장하기까지 과정을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이중섭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16일부터 특별전 ‘청년 이중섭, 사랑과 그리움’과 기획전 ‘가나아트센터 이호재 기증작품전’을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청년 이중섭(1916~1956)을 주제로 한 특별전은 이중섭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은지화·편지화·엽서화를 통해 청년 이중섭의 풋풋한 사랑과 다정한 아빠로서 가족에 대해 품은 절절한 그리움을 전한다.
편지화 ‘길 떠나는 가족’, 은지화 ‘복숭아밭에서 노는 가족’, 엽서화 ‘무제1’ 등 40여점을 만난다.
이중섭이 서귀포에 살던 시절 가족과의 추억이 모티브가 되어 그린 작품들이다.
편지화는 이중섭이 1952년 6월 부인과 두 아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나서 1955년까지 가족에게 보낸 것으로 가족에 대한 애절함이 묻어있다. 특히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화에선 다정다감한 아빠 이중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엽서화는 이중섭이 1940~1943년 일본 문화학원 미술과 후배이자 연인 관계였던 야마모토 마사코(山本方子)에게 보낸 연서(戀書)다.
당시 이중섭의 작품 경향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자 청년 이중섭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중섭의 그림에는 게(蟹)가 자주 등장한다. 당시 먹을 게 없어 게를 자주 잡아 먹었는데 그게 늘 미안해 자주 그렸다고 이후 이중섭의 아내는 회고한 바 있다.
청년 이중섭 특별전은 1층 상설전시실에서 오는 8월 28일까지 열린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이중섭 원화 중 유화를 중심으로 한 특별전 2부가 이어진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는 기증 작품전은 이중섭미술관이 오늘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준 이호재 회장의 기증 작품을 소개한다.
이호재 회장은 2003년 이중섭 원화 8점과 이후 우리나라 유명 근현대 화가 작품 66점을 기증했다.
미술관 측은 소장품 한 점 없이 시작한 이중섭미술관이 제2종 미술관으로 등록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회장의 도움이 있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에선 기증작품 중 이중섭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서양화단을 이끌었던 인물의 작품을 골랐다. 김병기 김환기 장욱진 손응성 박고석 한묵 유영국 등이다.
기증 기획전은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알리기 위해 이호재 회장을 시작으로 총 5명의 기증작을 연말까지 4부로 나눠 선보인다.
전시 관람은 이중섭미술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 또는 현장 발권(사전예약 마감 후 잔여 인원) 후 가능하다.
이달 24일 오후 3시 이중섭미술관 야외공원에선 전시 개막 선언과 함께 기념공연으로 음악극과 서귀포시 예술단 공연이 마련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