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삼척산불 발화지점 첫 합동감식…화재원인 규명 시작

입력 2022-03-16 14:36
16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울진·삼척 산불 발화지점에서 울진군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림청 관계자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으로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간 이어진 울진·삼척 산불이 사실상 진화됨에 따라 관계 당국이 16일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산불 초기 발화지점에서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경북 울진군, 울진경찰서, 경북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림청,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는 이날 오전 11시 울진군 북면 두천리 울진·삼척 산불 발화지점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단은 외부인 출입통제선 안으로 들어가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주변에서 여러 가지 증거물을 찾아 나섰다. 이들은 현장에서 불에 탄 어떤 물체를 찾아 사진을 찍었고 도로에서 물병을 던져 떨어지는 지점이 어디인지도 측정했다. 앞서 산불이 난 이후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는 2회에 걸쳐 조사했다.

16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울진·삼척 산불 발화지점에서 울진군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림청 관계자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합동으로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불은 4일 오전 11시 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도로변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인근 산 정상 부근으로 번졌다.

산림당국 등은 산불이 발생한 4일 오후 해당 지점 CCTV 영상을 확보한 결과 도로변에서 불이 맨 처음 발생했기 때문에 담뱃불 등 불씨에 의한 실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경찰 도움을 받아 발화 시점 전후로 발화 지점 인근을 지나간 차량 4대의 번호와 차종을 파악한 데 이어 차주 주소지를 확보해 경찰, 울진군 등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

차주 4명은 전화를 통한 참고인 조사에 응했다고 울진군 관계자는 전했다. 이 가운데 2명은 참고인 자격으로 나와 조사를 받기도 했다. 군은 차량 블랙박스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소유주와 당시 실제 운전자가 다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발화 현장 주변이 모두 불에 탔고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 외에도 여러 발화 요인이 있을 수 있어 원인 규명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울진군은 앞으로 국과수 감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산림청, 경찰 등과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번 산불은 최초 발화 213시간 만인 13일 오전 9시 주불이 잡혔다.

이 불로 울진 1만8463㏊, 삼척 2460㏊ 등 총 2923㏊에 달하는 산림이 피해를 봤고 주택 319채,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 등 총 643개소가 소실됐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