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미사일을 발사할 때 방어시스템 회피를 위해 신형 무기 ‘미끼 탄’을 함께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이스칸데르-M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미끼 탄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탄도미사일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며 사거리는 320㎞가 넘는다. 탄도미사일에 사용된 미끼 탄에 대해 전문가들은 ‘처음 보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미 정보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미끼 탄은 약 30㎝ 길이에 다트처럼 생겼다. 내부는 전자기기로 채워져 있다. 미끼 탄은 미사일을 찾으려는 적의 레이더를 방해하는 무선 신호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미끼 탄에는 발열장치도 있어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려는 미사일을 유인하기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끼 탄의 모습이 워낙 생경해 전문가들은 집속탄에서 나오는 소형 폭탄으로 오인했다고 한다.
영국군에서 22년간 폭발물 처리 군인으로 일한 폭탄 전문가 리처드 스티븐스는 “중국과 러시아의 수많은 탄약을 봤지만 이것은 처음 본다”며 “군과 민간 폭탄 전문가 사이트에 이 탄약 사진을 올렸지만 이를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NYT에 전했다.
미 정보 당국 관계자는 이 탄은 냉전시대에 사용하던 미끼 탄과 유사한 형태이고 미사일 방어시스템 회피를 위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미끼 탄을 사용한 것은 그만큼 전쟁 상황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서방에서 해당 기술을 분석할 가능성이 있는데도 신무기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최신 기술을 사용할 만큼 이번 전쟁이 러시아에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미 정보 당국에서는 러시아의 신기술이 공개된 것을 놓고 매우 신이 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교수는 “이 무기는 극비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어떻게 작동하는지 파악하면 대응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