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도 먹기 힘든데 꼬리곰탕” 尹비판 유튜버, 역풍

입력 2022-03-16 04:56 수정 2022-03-16 10:02
남대문 시장에서 식사하는 윤석열 당선인. 연합뉴스

한 푸드 저널리스트 유튜버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꼬리곰탕’ 식사를 비평하는 글을 올렸다가 도리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유튜브 채널 ‘김병조TV’를 운영하는 김병조씨는 15일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이 어제(14일) 남대문시장에 가서 시장 상인대표들과 꼬리곰탕을 먹었다”며 “잘못했다. 생각이 짧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금 자영업자들 중에 꼬리곰탕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순댓국도 먹기 힘들다”며 “꼬리곰탕을 먹으며 순댓국도 먹기 힘든 자영업자를 걱정하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배고픈 사람의 설움을 모른다”며 “윤석열의 한계”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수많은 댓글을 이끌어냈다. 주로 김씨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곰탕집 사장님도 ‘힘든 자영업자’인데 팔아줬다고 난리다” “자영업자가 아무리 힘들어도 꼬리곰탕 한 그릇 못 사먹겠나” “밥도 하나 마음대로 못 먹나”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씨의 글을 공유하면서 “순댓국집도 소상업인이요, 꼬리곰탕집도 같은 소상업인”이라며 “만약 당선인이 순댓국집엘 갔다면 그땐 왜 라면집엘 가지 않았냐고 할 거냐. 비판을 위한 비판은 민망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실장은 한때 이낙연 전 총리 측근으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총리를 지지했다가 대선에서 윤 당선인 지지 선언을 한 인물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씨는 또다시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을 지지하는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거나 불편하게 한 점이 있다면 널리 양해바란다”며 “당선인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민감한 시기에 어디 가서 밥 한 그릇 먹어도 메뉴 하나까지 신경쓰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였음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SNS상 짧게 의견을 개진하다 보니 본의와 다르게 오해하신 분도 있고, 또 곡해하신 분도 있는 것 같다”면서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지난 14일 대통령 당선 후 첫 공개 행보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그리고 상인회 회장단과 시장 내 식당에서 꼬리곰탕으로 점심을 함께했다. 시장 내 식당들의 꼬리곰탕 판매 가격은 1인분에 2만5000~2만8000원 수준이다.

이날 윤 당선인은 상인들을 만나 “전통시장은 우리 민생경제의 바탕이 되는 곳이다. 이분들이 어려우면 나라 전체가 어려워진다. 중산층으로서 튼튼하게 국가 경제 사회를 받쳐줘야 나라도 걱정이 없다”면서 “여러분께 드린 말씀을 다 기억해서 인수위 때부터 준비해 취임하면 속도감 있게 확실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