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또 아시아인 증오범죄…귀갓길에 잔인한 구타

입력 2022-03-15 18:10
용커스 경찰국 유튜브 채널 캡처

미국 뉴욕에서 한 아시아 여성이 불과 1분 30초 동안 130번 넘게 구타를 당하는 인종차별 범죄가 발생했다고 CNN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해자는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저녁 뉴욕주 용커스에서 자택으로 귀가하던 60대 아시아 여성은 자신의 아파트 앞에 서있던 40대 남성 용의자 타멜 에스코를 지나치던 중 인종차별 욕설을 들었다. 여성은 이를 무시하고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고는 로비로 들어가는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용의자가 뒤에서 접근해 여성의 머리를 내리쳐 바닥에 쓰러뜨렸다.

이후 용의자는 바닥에 쓰러진 여성의 머리와 안면 부위에 125번에 걸쳐 주먹을 날렸고, 7차례 발길질을 한 뒤 여성을 향해 침을 뱉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같은 폭행은 1분 30초 동안 이뤄졌다.

경찰은 당일 오후 6시 11분쯤 현장에 출동해 아파트 밖에 서있던 용의자를 발견해 체포했다. 용의자는 살인미수와 2급 폭행 혐의로 기소됐으며 증오범죄 혐의도 적용됐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그의 다음 법정 기일은 오는 25일이다.

폭행을 당한 여성은 머리와 얼굴에 다수의 타박상과 열상, 얼굴뼈 골절, 뇌출혈 등으로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된 뒤 현재는 안정을 찾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스패노 용커스 시장은 “용의자가 강도 높은 행동을 한 혐의로 최대한 기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증오범죄는 우리 도시에서 매우 심각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존 제이 뮬러 용커스 경찰국장도 “이 사건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끔찍한 공격 중 하나”라며 “무력한 여성을 때리는 것은 비열한 행위이며 인종 때문에 그녀를 목표로 하는 것은 더 비열하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에서는 아시아인을 겨냥한 인종차별 범죄가 끊이지 않았고 최근 뉴욕에서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아시안 증오범죄를 멈춰라’(Stop AAPI Hate)에 따르면 2020년 3월 19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단체에 보고된 아시아인 증오범죄는 총 1만905건에 달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