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모두 역대 최고를 경신하며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입원 중 확진된 무증상·경증 환자를 격리 병상이 아닌 일반 병상에서 치료하도록 했다.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만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으로 관리하는 등 집중관리군 범위도 조정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입원 중인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는 1196명으로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넘었다. 일일 사망자도 293명으로 지난 11일의 269명을 경신하며 엿새 연속 200명을 넘겨 300명에 육박했다. 특히 0~9세 사망자도 2명 추가돼 10세 미만 누적 사망자는 8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36만2338명으로 누적 722만8550명에 이르렀다.
지표 악화에도 방역당국은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위중증 환자 발생은 예측 범위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증가 중”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의료체계가 여유가 있다기보단 안정적 관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치명률 관리가 중요하다”며 “최근 4주간 치명률이 0.1%보다 낮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위중증 격리 병상 확보를 위해 16일부터 입원 중 확진 판정을 받은 무증상·경증 환자는 일반병상에서 치료하도록 한다. 지난 14일부터는 확진자의 기저질환 치료도 격리 병상보다 일반 병상에서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치는 31일까지 적용한다.
재택치료 집중관리 대상을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역당국은 재택치료를 받는 50대 기저질환자를 16일부터 집중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60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에 상담·대응 인력을 집중해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데 전력한다는 취지다. 특히 60세 이상은 확진 통보 즉시 집중관리의료기관에 우선 배정된다.
23일을 전후해 확진자가 줄 것으로 전망됐지만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박 반장은 “위중증 환자는 이달 말, 다음 달 초에 가장 많을 것이다. 대략 2000명 내외까지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7.8%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반면 감염 시 건강 영향이나 피해가 심각하다고 답한 이는 47.9%로 설문 실시 이래 가장 적었다.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편 정부는 사적모임 6인 이하, 영업시간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한 현 사회적 거리두기가 20일 종료됨에 따라 21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 검토에 들어갔다. 완화나 폐지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위중증 환자, 사망자를 집중관리해야 하는 시점에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