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한국인의 삶…사회적 고립도 늘고, 비만율도 늘고

입력 2022-03-15 16:50

코로나19가 한국인의 삶을 바꿨다. 여가생활은 절반으로 줄었고, 사회적 고립도는 높아졌다. 대인 신뢰도는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비만율도 증가했다. 외부활동과 관련한 지표가 대부분 나빠졌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15일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1’ 보고서를 보면 2020~2021년 지표 53개 중 개선된 지표는 31개, 악화한 지표는 20개다. 지표에 따라 기준연도가 2020년이거나 2021년이지만 두 해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다.

전년도에 비해 지표가 나빠진 분야는 사회적 고립도,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 여가생활 만족도, 자원봉사 참여율 등 외부 활동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대면 활동이 줄면서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34.1%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7.7%보다 6.4%포인트 증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60대 이상은 10명 중 4명(41.6%)이 위급할 때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인 신뢰도는 2020년 50.3%로 조사 이래 최저치로 나타났다. 2015~2019년 65% 안팎이었던 대인 신뢰도는 코로나19로 사람들 간 관계가 단절되고 감염 위험이 커지면서 급격히 감소했다. 현재 삶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는 2020년 기준 10점 만점에 평균 6.1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60세 이상은 삶의 만족도가 5.7점으로 평균을 밑돌았고,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만족도는 5.3점에 그쳤다. 가계부채비율은 2020년 200.7%로 1년 전보다 12.5% 증가했다. 가계부채비율은 2008년 138.5%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여가생활 횟수는 반토막이 났다.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 비율은 2019년 8.4회에서 지난해 4.5회로 줄었고, 1인당 국내 여행 일수도 10.01일에서 5.81일로 감소했다. 자원봉사 활동 참여율 역시 2019년 16.1%에서 지난해 8.4%로 절반가량 줄었다.

비만율은 2020년 38.3%로 1년 전 33.8%보다 4.5%포인트 증가했다. 35%를 밑돌던 비만율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치솟았다. 재택근무와 원격학습의 증가, 외부활동 제약 등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가 비만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코로나19로 개선된 지표도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2019년 ㎥당 24㎍에서 2020년 19㎍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재택근무로 차량 이용이 줄고, 사업장 가동률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평균 통근 시간도 2015년 31.2분에서 2020년 30.8분으로 감소했다.
고용률, 실업률, 일자리 만족도, 소득 만족도 등도 나아졌다. 일자리 만족도는 2021년 35.0%로 2015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문관리직이 46.6%로 만족도가 가장 높고, 기능노무직은 21.9%로 가장 낮았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