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지옥’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드라마로 찾아온다. 티빙은 오는 18일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을 공개할 예정이다.
극본을 맡은 탁재영 작가는 15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돼지의 왕’은 약자로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들고, 그 사람을 통해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며 “왜 세상은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 있고, 폭력의 근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시청자에게 던진다”고 밝혔다.
원작 ‘돼지의 왕’은 연상호 감독이 2011년 선보인 애니메이션이다. 학교에서 형성되는 계급과 갈등, 사회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탁 작가는 “원작의 주요 메시지는 그대로 담고 나머지 20%는 추적 스릴러의 재미를 강화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충분히 몰입감있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연쇄 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를 통해 학교 폭력의 기억을 재조명한다. 주인공 황경민(김동욱)은 학교 폭력의 상처로 인해 연쇄 살인을 저지른다. 경민의 동창인 종석은 형사가 돼 그의 뒤를 쫓는다. 종석 역시 학폭 피해자로서 경민에게 인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제작사 히든시퀀스의 이재문 대표는 “전작인 ‘구해줘2’를 제작할 때 연 감독의 ‘사이비’를 리메이크했다”며 “연 감독이 ‘돼지의 왕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드라마 제작에) 주저가 없었다”고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경민과 종석은 쫓고 쫓기는 관계지만 서로 닮아있다”며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증폭을 최고치로 끌어 올린 게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라고 부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