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의 코로나19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상륙한 2020년 이래 V리그는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이지만 올해 초엔 오미크론이 휩쓸면서다. V리그를 관장·운영하는 한국배구연맹(KOVO)과 각 구단은 물론 선수들과 팬들도 초유의 사태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KOVO는 오는 20일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의 6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중단됐던 V리그 여자부 일정을 재개키로 했다. 오는 4월 5일 현대건설-GS칼텍스전이 정규리그 마지막 일정이다. 포스트시즌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자부는 현대건설과 GS칼텍스, KGC인삼공사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이번 시즌 두 번째 리그 중단에 들어갔다. 16일에 재개키로 했으나 페퍼저축은행이 부상자·확진자 발생으로 12명(리그 정상 운영 기준) 엔트리를 채우지 못하면서 20일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KOVO의 코로나19 매뉴얼이 적용되지 않아 비판이 나왔다. 매뉴얼에 따르면 리그 중단 기간이 24~28일이면 정규리그는 6라운드까지 진행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열리지 않는다. 여자부 누적 중단 기간이 26일이므로 ‘봄 배구’는 취소돼야 했다.
하지만 KOVO와 여자부 7개 구단은 “여자부 인기상승 유지, 팬 서비스 제공, 포스트시즌 진행 시 일정 소요기간 등을 고려했다”며 만장일치로 포스트시즌 축소 진행을 결정했다.
기존 매뉴얼을 따르더라도 6라운드는 모두 치러야 하는 상황이므로 하위권 구단들은 포스트시즌과 무관했고, 포스트시즌이 유력한 1~3위 팀에선 한 차례 집단감염이 휩쓸고 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위 3개 구단은 봄 배구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KOVO와 구단들이 스스로 정한 매뉴얼을 뒤집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집단감염이 추가 발생해 또 리그가 중단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도 별도 공지가 없다. 매뉴얼대로라면 리그 중단 28일 초과로 조기 종료지만, 이미 번복된 터라 이마저도 확실치 않다. IBK기업은행 흥국생명 페퍼저축은행은 아직 집단감염까지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새 시즌에 돌입하는 축구와 야구에서도 ‘오미크론 비상’이 걸렸다. 15일 프로축구 K리그1 소속 FC서울에 따르면 선수 중 확진자가 나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구단은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았으나 5명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가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가 나와 더 늘어날 수 있다. 앞서 K리그1 울산 현대에서도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울산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첫 경기를 앞둔 채 악재가 발생해 다수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프로야구에서는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왔다. 키움 은 14일 선수 3명(1군 2명, 2군 1명)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및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여 격리 조치를 취했다. KT는 지난 12일 LG트윈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 3명과 선수 9명 등 12명이 대거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밖에도 두산 베어스, NC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