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입국한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이근 예비역 대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살아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위는 폴란드 재입국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국경 근처에 간 적 없다”며 부인했다.
이 전 대위는 1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대원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안전하게 철수했다. 난 혼자 남았다.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에서 자신에 대한 ‘사망설’이 퍼진 것 등에 대해 “가짜뉴스 그만 만들어 X신들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전 대위는 “임무 수행을 완료할 때까지 또 소식은 없을 것”이라며 “연락하지 마라. 매일 전투하느라 바쁘다”라고 했다. 이어 “내용은 곧 삭제한다.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위는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와 나눈 대화 내용 캡처 화면을 추가로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대화에서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셨던 점을 높이 기리고 있다”며 “지금 위치를 지도로 확인해 보내주면 외교부에 통보해 재외국민 보호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외교부는 앞서 이 전 대위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우선 경찰은 위험 지역에 있는 이 전 대위를 안전하게 귀국시키기 위해 이 전 대위와 접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위는 “외교부, 경찰청, 국민 여러분 모두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지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현장 상황이 많이 심각하고 모든 파이터들이 철수하면 여기 더 이상 남을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선을 다 해 우크라이나를 돕고 나중에 귀국할 때가 되면 그때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폴란드 재입국 시도 보도도 부인
이 전 대위는 또 ‘이 전 대위가 폴란드 재입국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폴란드 재입국 시도? 지X하네”라며 “국경 근처는 간 적 없고 대원들이랑은 최전방에서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위는 지난 6일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우크라이나에 성공적으로 입국했다고 알렸지만 이후 1주일가량 SNS에 별다른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는 참전 소식을 알렸던 글과 사진 등을 전부 삭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훈련기지를 공습해 외국 용병 약 18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 이 전 대위의 신변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우리 국민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근 안 죽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전 대위에게 전송된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이 전 대위가 6시간 전 읽었다’고 주장했었다.
여행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국가에 정부 허가 없이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전 대위는 앞서 SNS에서 “살아서 돌아가면 책임지고 주는 처벌을 받겠다”고 했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