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국 내 인스타그램 이용을 전격 중단하자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내 인생 전부인 인스타그램이 막혔다” “앞으로 돈을 어떻게 버냐”며 오열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이 인스타그램의 접근을 제한하기로 한 14일 자정 직전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그들의 마지막 비디오를 게재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며 다른 SNS에서의 재회를 기약하기도 했다. 또 새롭게 활동을 옮겨갈 다른 플랫폼을 홍보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30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연예인 올가 부조바는 7분가량의 인스타그램 동영상을 올리고 “(인스타그램 접속 제한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나는 인스타그램으로 내 삶과 일, 그리고 내 소울을 공유했다. 나에게 이건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며 “이젠 내 감정의 큰 부분과 내 삶이 사라지는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12일 벨라루스 인터넷 매체 넥스타는 트위터에 “29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한 인플루언서가 러시아 내 인스타그램 사용이 금지됐다는 이유로 울고 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일부 영상은 포털사이트에서 노출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One of the bloggers cries that in two days her Instagram will stop working
— NEXTA (@nexta_tv)
She does not care at all about the thousands of dead people, including her compatriots. Obviously, her biggest worry right now is that she won't be able to post pictures of food from restaurants.
그는 “나는 인스타그램으로 돈을 번다”며 “나에게 (인스타그램은) 내 인생의 전부이고 내 영혼이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5년 동안 내가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매 순간을 함께한 유일한 것”이라며 오열했다.
다른 인플루언서 역시 “더 이상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영상을 올릴 수 없고 수익을 얻지 못해 막막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민간인 피해가 잇따르고 전 세계가 가슴 졸이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수익을 이유로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일부 인플루언서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러시아의 공격으로 죄 없는 민간인들이 숨질 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명품 옷과 가방을 홍보하던 자신들의 돈줄이 끊기게 되자 눈물을 보였다는 점에서 대중은 분노했다.
뉴욕포스트는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의 목숨값을 지불하고 있는데 러시아인들은 그 어느 것도 자신들이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넥스타 등의 외신에 따르면 누리꾼들은 “정말 이기적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가족과 헤어지고 도망 다니느라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겨우 인스타그램 때문에 우는 거냐” “물도 부족한 마리우폴에 와봐야 정신 차린다” 등의 반응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앞서 지난 11일 러시아는 자국 내 인스타그램에 대한 접속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표 후 48시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해 제한은 14일부터 시행됐다.
뉴욕포스트는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제한의 영향을 받게 된 플랫폼 내 유저들은 8000만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