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지난 14일 인수위원회 업무를 총괄할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간사),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최종학(55)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중 최 교수는 대선·경선 캠프에 몸을 담지 않았던 새 얼굴인 만큼 그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최 교수에 대해 “기업 및 정부 정책, 법률에 실제 반영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로 유명한 회계 전문가”라고 밝혔다. 그는 “의미 없던 숫자에서 무궁무진한 정보를 읽어내는 능력이 있고 인문학적 소양도 많이 쌓은 분”이라며 “국가재정을 들여다보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서 통찰력을 발휘해 윤석열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묘수를 찾아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종학, 과거 ‘尹 삼바수사’에 전문성 결여 비판
최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부와 석사과정을 모두 수석으로 졸업했고 2007년에는 서울대 교수 최초로 우수연구상과 우수강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회계전문가로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감리위원을 지냈다. 대선·경선 캠프에서 활동하지 않았지만 2016~2017년 검찰 미래발전위원을 지냈다.하지만 최 교수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과거 최 교수는 윤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서슴지 않았다. 최 교수는 ‘회계처리가 잘못되지 않았다’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받는 사회가 그립다’ 등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4월 경영 전문지에 게재한 기고에서는 “사건과 아무 관계 없는 회계 이슈를 만들어내서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전문적인 회계 이슈에 대해 전문가들의 판단을 믿지 않고, 비전문가인 법원에서 판단해야 하는 사실이 서글프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종학 선임, 공정 인사 보여주기 위한 선택”
최 교수가 윤 당선인의 수사를 비판한 전력에도 선임된 가장 큰 이유는 전문성과 실력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인사의 첫 번째 원칙으로 전문성과 실력을 공언한 윤 당선인의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이외에도 최 교수는 안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최 교수는 과거 안 위원장이 개인 재산을 내 설립한 ‘동그라미재단’에서 활동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 교수의 발탁은 안 위원장 체면도 살려주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안 위원장과의 차담회에서 “가급적 이번 주 내에 구성을 마무리하고 주말부터 정부 인수 업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늦어도 다음 주 초반에 현판식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