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 국민청원 등 문재인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써 이름을 알린 정치 논객 ‘진인’ 조은산(필명)이 절필을 선언했다.
조은산은 14일 블로그에 “이제 정치에 관한 글은 쓰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시 그런 글을 쓰게 된다면, 아마도 그땐 제 신분을 밝히고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산은 “사실 밥그릇을 다시 차고 거리에 선 지 꽤 됐다. 방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글자나 이어 붙이던 몸에 찬바람이 들이치니 올 게 왔는가 싶기도, 목이 따갑고 오한이 난다”면서 “한때 쓰고 읽혔으니 이제 됐다. 이곳에서 알게 된 많은 분들 덕분에 큰 용기와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과 함께 2022년 3월을 맞이했음이 자랑스럽다”며 “정치 글과는 별개로 소소한 일상 글은 이어나가겠다. 그 글을 통해 안부 나눴으면 한다. 이런 저의 결정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사하고 또 죄송하다. 당신이 글을 쓰지 않는 건 직무유기나 다름없다는 어느 분의 말씀이 떠올라 더욱 그렇다”며 “그러나 잠시 동안은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조은산은 2020년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인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목을 모았다. 상소문 형식의 글에서 그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이후에도 블로그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고, 지난 1월에는 JTBC 파일럿 시사교양 프로그램 ‘가면토론회’에 한 차례 출연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8월에는 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였던 윤석열 당선인을 만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