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4차 협상 시작… 러 요구에 회담 난항

입력 2022-03-14 20:54
국민일보DB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행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휴전을 위한 4차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전 독일·프랑스 정상과의 전화 회담에서 종전이나 휴전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관계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석 협상가이자 대통령 측근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 관리들과 화상 회담을 하는 사진을 올렸다. 아직 양측 대화가 공전하면서 전쟁이 수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협상이 시작돼 양측이 자신들의 구체적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며 “협상이 잘되고 있지는 않지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포돌랴크는 회담 전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 성명에서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화와 즉각적인 휴전, 모든 러시아군의 철수가 이뤄진 후에야 우리는 지역 관계와 정치적 차이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즉각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를 촉구해 왔다. 반면 러시아는 군사행동 중단을 위한 핵심 요구사항으로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 주권 인정,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와 ‘탈나치화’, ‘비무장화’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독립을 인정한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비나치화란 사실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퇴진과 친러 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것이라 우크라이나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간 3자 통화에서 목적을 관철할 때까지 전쟁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엘리제궁)은 “푸틴 대통령이 즉각 휴전 요구에도 (침공의) 목표를 달성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