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리본을 단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침통한 목소리로 고국의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유치원 학교 병원 공항 다리가 러시아 군대의 주요 타겟이 됐습니다. 200개가 넘는 학교와 1500여개의 집들이 파괴됐습니다. 전 세계가 보내는 인도주의적 지원은 러시아의 방해로 폐허가 된 도시에 닿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긴급 구호연대’ 발족 기자회견에 참석해 전 세계의 연대에 감사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구호연대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국민문화재단 남북평화재단 한국정교회 한국YMCA전국연맹 등 27개 종교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구호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전쟁을 겪었고 지금도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정전상태의 분단국에서 사는 우리는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 전쟁과 난민의 운명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고통받는 전쟁 난민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즉각적인 종전과 철군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또 세계와 지구촌 시민사회, 특히 한국 정부와 러시아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러시아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종교시민단체 대표들도 우크라이나를 위한 관심을 부탁했다. 안재웅 구호연대 상임대표(한국YMCA재단 이사장)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저항과 그를 향한 세계 연대는 끝내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피란민들이 고국에 돌아와 파괴된 건물을 재건하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브로시오스 상임대표(한국정교회 대주교)도 “전쟁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고 이에 항의하지 않는 이들은 그리스도인이라 볼 수 없다”면서 구호연대에 동참을 요청했다.
구호연대는 앞으로 현지 상황을 한국사회에 공유하며 피란민을 위한 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특히 어린이를 위한 긴급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