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준용 “일본 예술제 상, 참가상 아니다”

입력 2022-03-14 17:35 수정 2022-03-15 09:14
문준용씨 페이스북.

“33명 참가해 30명이 수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14일 오전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Japan Media Arts Festival)에서 ‘우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수많은 언론사가 해당 뉴스를 메인 화면에 게재했고, 금세 몇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가장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받은 댓글 내용은 문씨의 상이 ‘참가만 하면 주는 참가상’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이었다. 일부 댓글은 ‘33명이 참가해 30명이 수상했다’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가짜 뉴스'를 담고 있는 네이버 포털 댓글.

국민일보가 이날 일본 문화청을 취재한 결과 일부 댓글에서 전파된 ‘33명 참가해 30명이 수상했다’는 내용은 거짓이었다.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사무국(JMAF)은 본지에 보내온 메일에서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의 4개 부문 전체 작품 응모 수는 3537개이고, 문준용 작가가 응모한 아트 부문의 작품 응모 수는 1794개”라며 “이중 대상 1개, 우수상 4개, 소셜‧임팩트상 1개, 신인상 3개 등 총 9개의 수상 작품이 선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즉 문씨가 받은 상은 응모만 하면 받을 수 있는 참가상 수준의 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통령 아들’ 문준용이 아닌 민간 예술인 문준용이 되는 전환점에서 날아온 수상 소식, 이와 더불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짜뉴스. 문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특혜 의혹’에 시달렸던 문씨에게 이번 수상과 그동안의 논란에 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준용씨 작품 관련 사진.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홈페이지.

-일본 예술제 수상 관련 가짜뉴스 봤나.
“심각하게 봤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가짜뉴스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나 개인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 대회에 참가한 모든 응모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만화·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대회이고, 과거 한국 작가분들도 몇몇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일부 부정확한 정보로 대회를 이렇게 비하하면 그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특히 그 작가의 팬들은 굉장히 기분 나빠 할 것이다.”

-SNS에 파라다이스 재단 지원 작품이라고 언급했는데.
“지원금 논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일각에서 지원금의 유형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생계가 어려운 작가를 위한 지원금이 있고 해외 공모전 준비를 위한 지원금이 있다. 내가 받은 지원금은 후자다. 실제로 그 후원금으로 이번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를 위한 작품을 제작해 응모했다. 국내 작가들이 이렇게 해외에 응모할 작품 계획서를 제출하면 재단에서 작품의 수상 가능성을 보고 제작비를 지원해 준다. 나는 이 지원금을 받았던 것이다.”

-지원금 특혜 논란을 의식해서 쓴 것인가.
“공정성 논란은 항상 있었다. 이번 대회는 일본 국가에서 주관한 대회라 공정성 논란이 없었다. 만약 우리나라가 주관한 대회였다면 사람들은 응모 자체만으로 비난했을 것이고, 공정성 논란은 더 거셌을 것이다.”

-문 대통령 임기 동안 작품 활동이 위축됐나.
“그렇지 않다. 아버지 임기 중에도 소신 있게 작품 활동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정치인이나 정치에 관심 있는 분들은 서로를 적대하는 것 같다. 상대방이 하는 것을 무조건 비난한다. 나에게 ‘설치지 말라’ ‘아무것도 하지 말라’ ‘숨만 쉬고 살라’ ‘싸가지 없다’ 등의 말을 하는데 이들은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단순히 대통령 아들은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이분들을 설득할 수 없고, 이런 분들이 많다고 내가 하는 일들을 안 할 수는 없다. 내 직업이기 때문에 계속 작업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앞으로 예술인으로서의 문준용은 어떨까.
“글쎄,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저에 대한 편견이 끝날 것인지 계속될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저에 대해 원한이 남아 있는 사람은 항상 있을 것 같다. 쟤는 나쁜 놈이라고 싫어하는 사람은 계속 있을 것이고, 언론도 이와 관련된 사실을 가십으로 다룰 것이다. 정치인들은 이를 더 악용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