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은혜에 책임진다’…ESG교회를 아시나요

입력 2022-03-14 15:48 수정 2022-03-14 18:37
황선욱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가 14일 경기도 성남 교회에서 ESG교회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남=신석현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황선욱 목사)가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일명 ‘ESG 교회’로의 변신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용어다. 기업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ESG교회는 어떤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일까. 14일 경기도 성남의 교회에서 황 목사를 만났다.

-ESG라는 개념이 성도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겠다. 비전 선포 배경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교회가 지역 사회와 세상을 향해 어떻게 하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ESG를 적용한 교회는 어떤 곳일까.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을 되돌리자’는 취지가 녹아 있는 교회다. 환경을 우선 고려하고,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교회다. 다만 지배구조의 경우, 첫 글자(G)를 은혜(Grace)로 바꿔 ‘하나님의 은혜에 책임지는 교회’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종이와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환경)부터 출산장려금 지원, 미혼모·보육원 후원, 취약계층 돕기(사회)와 주일 성수와 교회섬김, 구제·선교헌금 동참(은혜) 등 실천 항목을 생각할 수 있다. 성도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 채택된 사안을 중심으로 실천해 갈 것이다. 저변 확대보다는 ESG라는 개념을 성도들에게 설명하며 동참을 이끌어낼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맞이하는 창립 30주년이 남다를 것 같다.
“30주년이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독립한지 13주년이 됐다. 새롭게 도약하는 모멘텀이라고 생각한다. 전임 목회자(이태근 목사)의 헌신과 배려에 감사한다. 교회만을 위한 사역보다는 ‘교회는 이런 곳입니다’라며 세상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교회를 만들어가고 싶다.”

-분당 지역은 여러 모로 수준 높은 지역이라고들 한다. 목회 환경이 궁금하다.
“고학력자들도 많고 생활 수준도 높다. 하지만 복음에는 차등이 없다. 복음은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필요하다. 그것이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다. 이 지역은 지나치게 이성적인 공간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삶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성령충만이 답이다. 저희는 성령 운동에 계속 집중할 것이다. 다른 경우의 수는 두지 않는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지난달 18일 본당에서 '창립 30주년 비전선포예배'를 드리고 있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제공

-2019년 말 부임한 뒤 코로나 팬데믹에 봉착했다. 지난 2년여의 선교 여정을 돌아본다면.
“지금까지의 선교 개념은 먼 나라를 돕는 일이었다. 코로나 시국에서는 가장 가까이 있는 지역사회를 돌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교회 인근 동사무소 4군데와 구청, 시청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MOU를 맺고 차상위 계층 등을 위주로 돕고 있다. 이 사역을 통해 교회 전체적으로 큰 기쁨을 맛보고 있다.”

-목회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원칙과 방향은.
“교회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신앙 생활하는 분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예수를 좀 더 깊이 믿을 수 있을지 얘기하는 그런 공동체를 꿈꾼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