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지원무기 실은 수송선도 타겟”…확전 우려

입력 2022-03-14 11:27 수정 2022-03-14 13:0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무기를 실은 수송선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 직접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 11일 “여러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무기를 실은 수송선을 공격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경고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고, 무기를 속속 보내고 있다. 미국은 65억 달러(약 8조원)의 국방비 지원을 약속했고, 영국은 3615개의 대전차 미사일과 자벨린 대전차 무기를, 북유럽 국가는 1만개 이상의 대전차 무기를 보냈다.

우크라이나 군 병력들이 13일(현지시간) 로켓포 수류탄과 저격용 소총을 들고 키이우(키예프) 북서쪽 이르핀 시로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렇게 들어온 무기자원은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탱크 360대, 장갑차 1205대, 헬기 80대 이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러시아가 수송선을 직접 공격하면 나토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 된다고 FT는 전했다. FT는 한 프랑스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민간인 대상 공격과 도시 폭격은 최악의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에 해당하며 전쟁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며 “전쟁을 멈추는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 달려 있으며 러시아는 우리에게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에 대해 말할 수 없고 우리를 합법적인 목표라고 부를 수도 없다”고 러시아 당국의 위협에 응수했다.

나토는 여전히 군사적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라는 키이우(키예프)의 요청을 거부하고, 나토는 러시아와 전면전을 벌이거나 우크라를 방어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직접 개입에는 선을 그은 것이란 해석이다.

우크라이나 이르핀의 한 시민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중 폭격으로 피해를 입은 집 앞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접경지대에 대한 공습에 나서면서 서방국가들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날 르비우주 당국과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 측 우크라 동부 접경 도시 사라토프와 흑해 러군기지에서 순항미사일 30발이 발사됐다.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여러 지역에서 최소 35명이 사망했고, 최소 134명이 부상했다.

공격받은 지점에는 국제평화유지안보센터가 포함돼 있다. 미군은 이곳에서 우크라군에 나토 무기 사용법 등을 교육해 왔으며, 우크라전에 참전한 국제의용군 훈련 기지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영국 등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전차, 대공무기 등을 지원할 때도 폴란드 접경지가 이용됐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