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은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팀이 자연유래 소재인 한천(우뭇가사리의 열수추출액의 응고물인 우무를 얼려 말린 해조가공품)과 나노셀룰로오스(나무 조직 내 섬유소를 나노미터 크기로 쪼갠 천연 나노물질)를 이용한 태양광 해수 담수화 소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자연 분해가 가능하고 소재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사용 후 재생이 가능하다.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사용해 보다 친환경적인 해수 담수화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구는 표면의 70%가 물에 덮여있는 물이 풍부한 행성이지만 97%가 바닷물로 이뤄져 있다. 생명체의 생존과 음용에 적합한 정도의 물인 담수는 전체 물의 겨우 3%를 차지한다. 담수의 대부분도 지하수나 빙하로 이뤄져 실제 활용 가능한 비율은 매우 제한적이다. 또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 인구 문제 등으로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어 생존 및 음용에 적합한 물의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물 부족 문제의 최적 해결 방안은 해수 담수화 기술인데 현재까지 상용화된 담수화 기술은 대형의 설비 구축과 운영에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하고 담수화 부산물인 소금 생성도 장기적인 운영에 큰 문제가 된다. 따라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저개발국가나 외딴 섬 지역에 적합하지 않다.
김성균 교수팀은 기존의 해수 담수화 기술보다 훨씬 단순하고 태양광 외의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 없는 자연 유래 소재 기반 해수 담수화 소재를 개발해 국제학술지에 보고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친환경 태양광 해수 담수화 소재는 자연 유래 소재인 한천과 나노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해 소재의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다. 특히 한천은 물 흡수 성능이 뛰어나 소재 내부로 물을 잘 전달해 주면서도 담수화 과정 중 내부에 염이 축적되지 않고 능동적인 염 배출이 이루어짐을 확인했다.
자연 유래 소재로 만들어져 사용 후 폐기하면 자연 분해돼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고 회수, 재생 후 재사용도 가능하다. 또 4번의 재생 과정에도 효율 저하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소재 단가도 낮다. 제조 과정도 매우 단순하고 소형 장치로 제작이 가능해 가구, 마을 단위의 소형 담수화 설비 구현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성균 디지스트 화학물리학과 교수는 “최첨단의 소재 개발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쉽게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 적정 기술 기반의 소재 개발도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자연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매우 저렴한 원료인 한천과 셀룰로오스를 이용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제작이 가능해 저개발 국가나 외딴 섬의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디지스트 화학물리학과 임홍섭 석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Desalination에 지난달 15일에 게재됐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