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등 ‘소통’ 행보에 나섰다.
당선인이 직접 인수위원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27일 윤창중 당시 수석대변인을 통해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임명을 알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7년 12월 26일 당선자 대변인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이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 임명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12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3일 일정을 재개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인수위 첫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인수위 조직에 대한 당선인의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발표 후 기자들이 손을 들어 보이자 “질문을 몇 개 받고 가겠습니다”라고 답하며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20여 분간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 윤 당선인은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님이 축하 난을 보내주셔서 제가 (지난 10일) 감사 전화를 드렸다”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권 여사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것은 권 여사에 대한 고마움을 직접 표현하고, 국민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윤 당선인은 0.7%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데다 여소야대 난국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윤 당선인이 ‘통합’ 메시지를 유독 부각시키는 이유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1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께서는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라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
그는 지난달 5일 제주 해군기지가 있는 강정마을을 방문해서도 “노 전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이에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보살펴달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14일 코로나19 민생 현장을 둘러보며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려갈 계획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선대본부 해산과 함께 선거에서 고생하신 분들이 일상과 각 지역으로 돌아간 상태다. 당선인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로 실의에 빠진 국민과 함께하는 현장 행보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공개 또는 비공개 일정을 잡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인수위 집무실도 14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윤 당선인은 당선인 집무실 이전이 완료되는 대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한다. 김 대변인은 “14일부터 통의동 시대가 열린다”라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