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사령탑에 쏠린 눈…콘클라베 방식에 대한 이견도 분출

입력 2022-03-13 18:1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72석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원내사령탑이 누가 될 것인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파장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당초 다음 달에 실시하려던 원내대표 선거를 오는 25일 전에 치르기로 했다. 민주당은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 형식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키로 해 입후보 절차도 생략할 예정이지만, 하마평은 벌써 자천타천으로 잇따르고 있다.

후보군으로는 4선의 안규백 의원과 3선의 김경협 박광온 박홍근 이광재 이원욱 윤관석 홍익표 의원(가나다순)이 꼽힌다.

박광온 홍익표 의원은 이번 대선 경선 때 이낙연 전 대표를 도운 친문(친문재인)계로, 안규백 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박원순계 출신인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 경선 때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됐다. 이광재 의원은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다.

민주당이 콘클라베 방식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하려는 이유는 선거운동이 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당내 계파 간 갈등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대선 패배 수습을 위한 조기 원내대표 선거가 오히려 당내 분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콘클라베 방식은 별도의 입후보 절차와 공개적인 선거운동도 생략해 과열 경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각자 선호하는 인물을 적어내는 비밀 투표가 과반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반복된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방식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비공개적인 선거운동 방식이 오히려 계파별 대결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누가 어느 계파에 속해 있는지 다들 아는 상황에서 콘클라베 식으로 선거를 치른다면 결국 세가 강한 계파 후보만 유리할 것”이라며 “결과가 뻔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범친문 의원 표만 해도 70여표 정도가 되기 때문에 다른 계파 후보들은 시작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