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을 막아라’…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첫발은 착착착

입력 2022-03-13 18:03 수정 2022-03-13 18:3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임명하면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가 첫발을 무난하게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와 공동으로 새 정부를 운영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안 대표는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윤석열정부 5년 밑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안 대표는 또 윤 당선인과 향후 공동정부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전망이다.

당선인과 한때 경쟁했던 대선 후보 출신 인사가 인수위원장에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안 대표는 코로나19비상대응특위 위원장도 겸직한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안 대표를 배려하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안 대표와 손을 맞잡고 공동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지난 3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인수위 과정에서부터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국민통합정부를 향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고 환영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공동정부를 향한 윤 당선인과 안 대표 간 약속과 신뢰의 첫 결실로 평가한다”며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보다 나은 정부로의 이행을 위해 안 대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새벽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 대표는 인수위원장으로서 행정 경험을 쌓으며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안 대표는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거론되고 있다. 안 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 “차기 정부에서 행정 관련 업무를 해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 운영 등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인수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과 갈등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에 공동정부의 초기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당선인 측은 안 대표의 인수위원장 인선 과정이 무난하게 이뤄졌다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윤 당선인 측 핵심 인사는 “시작은 잘 됐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긴장을 풀지 않고 이견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안 대표 측과 잡음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한 의원은 “인수위를 둘러싼 마찰이 잦을 경우 국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면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물론 6월 지방선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인수위 자리는 제한적인데, 들어오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다”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에 적지 않은 갈등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의원은 이어 “그럼에도 양측이 ‘공동정부 정신’에 입각해 잡음이 최대한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완전한 ‘화학적 결합’을 이루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윤 당선인과 안 대표의 스타일이 너무 다른 것이 걱정되는 대목”이라며 “우선은 큰 틀에서 협력하면서 앞으로 손발을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인수위 살림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안 대표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갖는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인수위 기획위원장에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기용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당선인은 권 의원을 부위원장에 임명하면서 “권 의원이 풍부한 의정 경험과 경륜으로 지난 선거 과정에서 유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이상헌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