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이 서방 세계의 제재에 따른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추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로고진 사장은 러시아 경제 부총리 출신으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군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AFP통신은 12일(현지시간) “서방 세계의 제재가 ISS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500t급 구조물이 바다나 육지로 추락할 수 있다. 추락 지점이 러시아는 아닐 것”이라고 작성한 로고진 사장의 텔레그렘 메시지를 인용했다.
로고진 사장은 “ISS가 우주 잔해를 피하는 것을 포함해 연평균 11차례 궤도를 변경한다”며 “(러시아 이외의) 다른 국가 사람들, 특히 ‘전쟁의 개’에게 이끌리는 국가 사람들은 우리를 제재한 대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고진 사장이 말한 ‘전쟁의 개’란 미국, 혹은 미국 중심의 서방 세계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로고진 사장의 텔레그램 메시지는 서방 세계가 러시아를 제재해 ISS 추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책임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로고진 사장은 현재 로스코스모스를 경영하지만 과학자 출신은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체제의 러시아 안에서도 ‘매파’로 분류되는 정치이다.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했던 2014년 당시 미국 정부는 로고진 사장을 크림반도 무력 병합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했다.
로고진 사장은 지난달에도 서방 세계의 러시아 제재를 비난하며 미국과 우주 협력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 로스코스모스 지난 6일 SNS에 미국 우주비행사를 ISS에 두고 떠나는 듯한 영상을 공개해 논란을 불러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