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독립 공화국으로 만들기 위해 주민 투표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주의회의 세르게이 홀란 부의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점령자들이 헤르손을 인민공화국으로 만들기 위한 주민 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는 헤르손 내 친러 반군조직이 지배하는 괴뢰정권을 만들어 동부 돈바스 지역처럼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분리운동을 촉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 하면서 주민 투표를 이용한 바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반군에도 영향을 줬다. 이들도 주민투표를 통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수립했다.
이후 DPR과 LPR은 8년째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내전을 벌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이들의 독립을 승인했고,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다.
홀란 부의장은 “러시아군이 의원들을 소집하고 협력을 요구했다”며 “나는 그들과 협력하는 걸 단호히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헤르손인민공화국 설립은 우리 지역을 미래와 생명이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다른 의원들도 협력을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헤르손은 인구 30만명으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친러 반군세력 간 연결통로가 될 수 있고 주요 수원 통제지역이기 때문에 중요한 거점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러시아군이 지난 3일 헤르손을 장악했을 때 개전 초기 고전했던 상황이 달라질 거란 평가가 많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