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제가 가길 바랐다”…홀로 피란길 오른 11세 소년

입력 2022-03-12 16:20
홀로 1200㎞ 피란길에 올라 무사히 슬로바키아에 도착한 하산 알 칼라프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침공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홀로 떠나 슬로바키아에 도착했던 11세 소년이 긴 여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하산 알 칼라프는 이달 초 혼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를 떠나 1200㎞ 떨어진 슬로바키아에 도착했다. 하산의 사연은 현지 경찰이 소년의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전 세계에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산은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친우크라이나 반전 시위에 게스트로 참석했다.

행사 전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하산은 “어머니는 제가 가길 바랐다”며 “희망이 나를 인도했다”고 말했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자녀를 키우던 하산의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두고 갈 수 없었다. 대신 하산의 형이 공부하고 있는 슬로바키아로 아들을 보내기로 결정했고, 하산을 홀로 기차에 태웠다. 하산은 여권과 비닐봉지를 들고 혼자 기차에 올라 슬로바키아에 도착했다.

소년을 발견한 슬로바키아 경찰은 하산의 손에 적힌 친척의 전화번호와 주머니에 있던 종이 한 장을 보고 소년의 슬로바키아 친척에게 연락했다. 슬로바키아 내무부는 하산을 “진정한 영웅”이라 칭하며 “미소와 용기, 결의를 갖춘 이 소년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치켜세웠다.

하산은 “자원봉사자들에게 큰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그들은 심지어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를 다시 만나길 바란다며 “행복한 결말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