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장 역겨운 선거’…“패자는 감옥 간다” 맹비난

입력 2022-03-12 13:53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지난 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를 ‘가장 역겨운 선거’로 규정하며 대남 비난 공세를 펼쳤다.

‘통일의 메아리’는 12일 한국 언론 보도 내용을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이번 대선 기간에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었다”며 “상대 진영을 향한 끊이지 않는 네거티브 공세는 물론 고소, 고발, 폭력과 협박으로 얼룩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 선거 의심까지 불러일으킨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까지 총체적 난국”이라고 평하면서 이번 대선에 대한 남측 언론의 부정적인 평가만을 모아 소개했다.

매체는 또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끝까지 네거티브 공방이 심각했고 ‘패자는 감옥에 간다’는 식의 정치 보복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대립 분위기가 극한으로 치달았다”고 비난했다.

남한 언론을 인용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보수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데 대한 북한의 불편한 속내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유세 중 둔기 피습을 당한 일도 언급됐다. 매체는 “극한으로 대립하는 정치 상황 탓에 폭행과 협박 등이 형사 사건으로까지 비화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요 외신들도 남조선에서의 대선에 대해 추문과 말다툼, 모욕으로 얼룩진 가장 역겨운 대선이라고 평했다”고 깎아내렸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대선 이틀 만인 지난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됐다는 한 문장의 보도만 냈을 뿐 공식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조선신보는 전날 대선 이후 남한의 여러 단체가 ‘전쟁을 막는데 촛불로 나서자’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통일의 메아리 역시 이날 ‘시급히 청산해야 할 친일세력’이라는 글을 올려 “남조선에서 친일세력들이 반일운동을 위축시키기 위해 비열한 모략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며 윤 당선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