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산부인과 폭격 당시 부상한 채 병원을 빠져나왔던 임산부가 무사히 여자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한 산부인과에서 마리아나 비셰기르스카야라는 산모가 출산한 직후의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이 산모는 러시아가 마리우폴 폭격 자체를 부인하면서 ‘가짜 임산부’라고 주장한 여성이다.
첫 번째 사진은 비셰기르스카야가 지친 표정으로 아이와 함께 병원 침대에 누운 모습이, 두 번째 사진에는 비셰기르스카야의 남편이 갓 태어난 딸 베로니카를 품에 안은 모습이 담겼다.
비셰기르스카야는 지난 9일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했을 당시 만삭의 몸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채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전 세계인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냈다.
러시아가 신생아와 산모가 있는 산부인과 병원까지 폭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 백악관과 영국 총리, 바티칸은 각각 ‘야만적’(Barbaric) ‘타락한’(Depraved) ‘받아들일 수 없는’(Unacceptable) 등의 표현을 사용해 러시아를 비판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마리우폴 폭격 자체를 부인하면서 서방 언론의 보도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영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트위터에서 비셰기르스카야의 사진을 두고 “정말 사실처럼 분장했다. 이 여성은 뷰티 블로그도 잘 운영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트위터는 주영국 러시아대사관의 게시물이 폭력적 사건을 부인하는 것을 금지한 콘텐츠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