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제 가계부서 코인 본다… 뱅크샐러드, 업비트 연동 시작

입력 2022-03-11 22:02 수정 2022-04-01 02:14

국내 최대 모바일 가계부 앱 ‘뱅크샐러드’가 암호화폐(가상화폐) 자산 연동 기능을 출시했다. 은행·카드·증권 등 전통적 금융자산에 이어 암호화폐 자산도 손쉽게 조회할 수 있게 되며 MZ세대(20·30세대)의 보다 종합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뱅크샐러드는 앱 내 자산연동처 목록에 업비트를 추가했다. 업비트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다.

업비트에서 보유 중인 암호화폐 종목 정보가 뱅크샐러드 앱에 표시되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뱅크샐러드는 투자자가 업비트에 보유한 암호화폐 종목, 평균 매수가, 보유 수량, 현재가, 수익률 등 투자정보 일체를 제공한다. 시세·수익률 등 정보의 경우 마지막으로 뱅크샐러드를 갱신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국내 주요 가계부 제공사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와 연동해 투자현황을 보여주는 곳은 뱅크샐러드가 유일하다. 그간 핀크 등 일부 자산관리 앱이 업비트와의 연동을 통해 실시간 시세를 제공하는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보유 자산이나 수익률을 보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 종목을 선택해 보유량과 평균 매입단가를 직접 기입하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일부 매도, 추가 매수 등 작업으로 평균 단가가 바뀌면 일일이 수정해야 했던 만큼 불편함이 컸다.

뱅크샐러드의 이 같은 도전은 암호화폐 투자에 적극적인 MZ세대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뱅크샐러드는 현재 자동차, 부동산 등 대표적인 실물자산 보유·투자현황을 제공하지만, 젊은 층 특성상 고액 자산관리 기능을 이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1’을 보면 2030세대는 주식투자자 비율도 3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반면 암호화폐 시장에서 MZ세대가 발휘하는 영향력은 강력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 이용자 수는 1525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은 암호화폐 투자를 해봤거나 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체 이용자 가운데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55%에 육박한다. 시장 규모도 시가총액 합계 55조2000억원, 일평균 거래규모 1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잠재성장력이 크다고 평가된다.

다만 가계부에서 암호화폐 투자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처음인 만큼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 현재 일부 투자자들은 예약매도계약을 체결해놓은 종목의 평가액이 0원으로 표시되는 등 오류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화가 아닌 기타 통화로 매수한 종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수많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업비트만 연동이 지원된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업비트 투자자 예치금이 42조9764억원으로 압도적 1위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빗썸(11조6245억원), 코인원(3조6213억원), 코빗(1조1592억원)의 투자자 예치금도 적지 않다. 특히 이들 4개 거래소의 합산 시장점유율이 99.8%에 달하는 만큼 종합적인 암호화폐 자산관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3개 거래소에 대한 연동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뱅크샐러드는 “현재 뱅크샐러드 내 업비트 연결 기능은 공식적으로 100% 지원하지는 않는 상태”라며 “앱 내에서 업비트 관련 기능을 안정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마친 뒤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