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러시아 석유 재벌이자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영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여기에 메인 스폰서마저 첼시를 떠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의 자산 동결 조치가 내려진 러시아 부호 중 아브라모비치가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영국 내 자산을 현금화할 수도, 영국에 현금을 들어올 수도 없다. 또한 영국 개인 및 사업체와의 거래가 금지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아브라모비치는 구단을 매각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막역한 사이다.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을 도운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구단주에 대한 제재로 첼시 구단 역시 큰 제약을 받는다. 구단 스토어가 문을 닫는 등 첼시 관련 제품을 판매할 수 없고 티켓 판매도 중단된다. 선수 영입이 금지되고 기존 선수와의 재계약도 불투명하다. 원정 경기 경비는 2만 파운드(3200만원)까지 지출할 수 있다.
다만 첼시의 경기는 그대로 진행되고 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된다. 첼시는 지난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 정부가 특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일반 라이센스를 발급했다”며 “영국 정부와 라이센스 적용 범위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의 첼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이후 메인 스폰서도 떠난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메인 스폰서 ‘쓰리(Three)’는 첼시에 후원 중단 의사를 밝히고 유니폼에 로고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쓰리의 후원액은 연간 4000만 파운드(약 6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영국 정치권의 압박을 받던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일 구단 매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브라모비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엇이 구단에 최선인지 염두에 두고 행동해왔다”며 “구단 매각 수익금 전액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매각 추진에도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