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준석 겨냥 “허드슨강? 조종사가 女승객 내쫓나”

입력 2022-03-11 14:46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안팎에서 제기된 젠더 갈라치기 전략 책임론에 대해 미국 뉴욕 허드슨강 여객기 불시착 사고를 언급하며 반박에 나섰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어느 조종사가 하중 줄이려 비행 중에 여성 승객들을 기체 밖으로 내쫓나”라며 다시금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이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하며 “꼭 비행 안 해본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 어느 조종사가 하중 줄이려 비행 중에 여성 승객들을 기체 밖으로 내쫓나. 상승하려면 요크 당기고 스로틀 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젊은 남성들을 결집하는 선거전략으로 이삼십대 여성들을 소외시켰고, 이러한 전략을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취지의 글로 풀이된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0일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가 9일이 아니라 11일쯤 이뤄졌다면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을 갈라치는 식의 행태는 정치권에서 추방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이 대표의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진 전 교수가 공유한 이 대표의 글은 11일 페이스북에 여객기 불시착 사진과 함께 올린 것이다. 이 대표는 “‘왜 라과디아로 바로 회항해서 착륙 시도하지 않았습니까’ ‘시도했으면 됐을 겁니다’ ‘시뮬레이터로 테스트했습니다’ 보통 조종석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고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상보다 적은 표 차이로 승리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이 대표의 선거전략 실패를 지적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쓴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가 언급한 사건은 지난 2009년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여객기가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사고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새와 부딪혀 엔진이 손상됐고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는 공항 회항이 아닌 허드슨강 착륙을 택했다.

성공적인 불시착으로 탑승객 전원이 살아남았지만, 사고조사위원회에서는 왜 기장이 회항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책임론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설렌버거의 판단은 적절했으며 불시착하지 않았다면 여객기가 도심에 추락했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는 2016년 영화로도 제작됐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