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조은희 “여가부 격상”에 이준석 “공약 비판말라” 경고

입력 2022-03-11 14:26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에 당선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여성가족부의 기능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약을 직접 비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의원의 발언 기사를 공유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야당이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윤석열 당선인의 정책을 적극 지원해 국정운영 안정을 가져와야 할 책임이 있다”며 “대통령 선거 공약에 대한 비판이나 지적은 가볍게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내 구성원들이 이준석을 까든 말든 관계없고 선거 평가는 자유롭게 하고 다녀도 된다”면서도 “당선인 공약을 직접 비판하지는 말라. 바로 혼란이 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이 선거 직후 유권자에 대한 예의”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조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여성가족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고민을 한 걸로 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과 의원님 생각이 같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성가족부가 여당가족부가 됐다. (성추행) 피해자의 편을 서지 않고 여당 편을 섰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여성이 아직도 도움이 필요하고, 인구 절벽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기능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해 제대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또 ‘이번 선거에서 성별 갈라치기 전략이 실패한 것이 다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저도 사실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대남, 이대녀 갈등 보다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긍정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이른바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이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쏠린 것에 대해 선거 전략의 실패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젠더 갈라치기 전략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여가부 폐지의 동력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MBC라디오에서 “(여가부 폐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젠더 갈등 문제가 표심을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놨다”며 “무조건 여가부를 폐지하면 그 갈등 구조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이날 KBS광주 라디오에서 “여가부 폐지가 반여성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상하다. 당연히 공약대로 지켜질 것”이라고 했다.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았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은 이뤄질 것이고 여성 보호는 갈리치기가 아닌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