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관리해 온 지지자가 유서를 남기고 연락두절 됐다가 경찰에 발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시흥경찰서는 전날 오후 3시쯤 물왕동 물왕저수지 인근에서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 관리자인 A씨(31)를 발견해 가족에게 신병을 인계했다.
A씨는 건강에 별다른 문제는 없는 상태였고 현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대통령 당선인이 확정된 후인 전날 오전 10시쯤 이재명 갤러리에 ‘유서’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면서 “이번에는 별 수 없다고 해도 앞으로 다시는 이런 선택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에는 ‘이재명을 지켜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A씨는 글에서 “예전에 겪은 고통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병들어서 영혼 절반이 나가떨어지고 반쪽짜리 상태로 살아 왔다”며 “이제는 그 절반마저 떨어져 나간 것 같다. 아무리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고, 음울함을 떨쳐내려 해도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또 “어렸을 땐 민영환과 전태일이 왜 죽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며 “거대한 흐름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기에 자신 스스로를 제물로 내던져서라도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거대한 부정적 흐름을 막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끝으로 아버지, 어머니, 죄송하다. 함께 시골에 내려가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커뮤니티 회원과 가족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시흥경찰서는 A씨 아버지 신고를 접수한 서울 은평경찰서로부터 전날 오후 2시40분쯤 공조 요청을 받았다. 경찰은 수색에 나선 끝에 A씨를 발견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12월 이재명 갤러리에 세 차례 글을 올리고 2030세대 남성 겨냥 정책을 발표했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