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넘는 김정은, ICBM 발사가능 시설 ‘공개 시찰’

입력 2022-03-11 07:09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총비서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발사 시설의 확장 개축을 지시했다.

북한은 최근 두 차례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했지만, 한미 당국은 사거리가 미국에 닿는 신형ICBM(화성-17형) 완성을 목전에 둔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동지께서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며 “총비서 동지께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여러 곳을 돌아보시면서 위성발사장 개건·현대화목표를 제시하시고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시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시찰 보도는 한미가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북한이 두차례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화성-17형)이라고 평가한 발표와 같은 시간에 나왔다.

통신은 이날 “총비서동지께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의 현 상태에 대하여 료해평가하시면서 앞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로케트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 확장하며 발사장의 여러 요소들을 신설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하시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형 운반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발사장 구역과 로켓 총조립 및 연동 시험시설들을 개건·확장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연류 주입 시설과 보급계통 증설, 발사 관제시설 및 주요 기술초소 현대화를 지시하고 발동기지상분출시험장(로켓엔진시험장) 능력 확장, 운반로켓 수송편리성 보장, 발사장 주변 생태환경 개선 및 야외발사 참관장 신설 등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서해위성발사장을 가리켜 “우리 국가의 원대한 우주 강국의 꿈과 포부가 씨앗처럼 묻혀있는 곳”이라며 “우주 정복의 전초기지로, 출발선으로 훌륭히 전변시키는 것은 우리 당과 우리 시대의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의 숭고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현대적인 발사대와 로켓 이동 레일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약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거치면 신형 ICBM 등 대형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고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 배치한다”고 밝혔다. 정찰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기 위한 장거리 로켓은 ICBM과 기술이 거의 유사하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최근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 시찰은 모두 ICBM 발사를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