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대 대선 기간 중 국민의힘 소속 남성 정치인의 배우자로 구성된 모임 ‘동행의힘’에 손편지를 전달한 사실이 10일 알려졌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정치인 아내로 사는 고충을 언급하며 ‘희생’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동행의힘 모임을 주도하는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장 양금희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2월 말 윤 당선인의 비서실을 통해 A4 용지 1장 분량으로 쓴 자필 편지를 양 의원에게 전달했다.
양 의원은 이를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 동행의힘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자필 편지는 김 여사 측에 되돌려 보냈다고 한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정치인 아내로 산다는 것은 희생이 필요하다. 사모님들의 어려움을 알겠다”며 “정치인 아내로 오래 사신 선배님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보내드린다. 저도 그 길을 잘 따라 배워가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양 의원은 전했다.
김 여사의 편지를 받은 한 인사는 “정갈한 글씨체로 굉장히 겸손한 마음이 담겨 있는 편지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윤 당선인이 최종 당선한 지난 10일에는 언론에 “당선인이 국민께 부여받은 소명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미력하게나마 곁에서 조력하겠다”며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곳에 당선인이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 후 대통령 배우자의 모습’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하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대통령 배우자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정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소외계층이나 성장의 그늘에 계신 분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통령 부인의 의전을 담당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해 영부인(令夫人)이라는 호칭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