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바뀐 러시아대사관 도로명 주소는?…‘우크라 영웅·자유의 거리’

입력 2022-03-10 19:52
9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한 작업자가 러시아대사관이 위치한 도로에 '우크라이나 영웅의 거리'라는 새로운 도로명이 적힌 표지판을 설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부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자국 내 러시아대사관의 주소명에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명칭을 붙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은 옛 소련연방 소속이었던 발트해 국가 리투아니아가 수도 빌뉴스에 있는 러시아대사관에 ‘우크라이나 영웅의 거리’(Ukrainian Heroes’ Street)라는 새 도로명 주소를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빌뉴스시는 성명에서 “오늘부터 러시아대사관 모든 직원들의 명함에는 우크라이나의 항전을 기리는 메모가 들어가게 될 것”이라면서 “모든 사람들은 이 거리명을 사용하면서 평화롭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정권의 잔혹 행위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뉴스시는 지난주 이 계획을 발표하고 전날 리투아니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된 2개의 새로운 도로명 표지판을 설치했다.

앞서 빌뉴스시는 지난 2018년 대사관 인근 광장 이름을 ‘보리스 넴초프’로 바꾸기도 했다. 넴초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에 반대하다 크렘린궁 인근에서 저격수로부터 피살된 저명한 야권 인사다.

알바니아는 러시아대사관이 있는 수도 티라나의 거리 이름을 ‘자유 우크라이나 거리’(Ruga Ukraina e Lirer)로 변경했다. 이 거리에는 주알바니아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러시아대사관이 위치해 있다. 티라나 지방의원 전원은 명칭 변경 조치에 찬성했다. 에리온 벨리아즈 티라나 시장은 “우크라이나의 영웅적 저항을 알바니아의 공공장소에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발트해 국가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도 지난주 러시아대사관이 위치한 거리의 명칭을 ‘독립 우크라이나 거리’로 바꾸기로 했다. 체코 수도 프라하도 거리명 개명을 추진 중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