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기에 접어들고 있다. 누적 550만여명이 확진됐고 사망자는 이번 주말 1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치료·검사 여력이 점차 한계에 다다르자 정부는 관련 체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역 당국은 현 단계가 ‘계절 독감처럼 관리해가는 중간 단계’에 있다고 판단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전일 대비 206명 늘어 누적 9646명이라고 밝혔다. 최소 150명 안팎의 확진자가 매일 숨지는 현 추이를 고려하면 총 사망자는 2~3일 내에 1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기에 접어든 것으로 진단한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번 주부터 앞으로 2주가 정점 기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만7549명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째 30만명을 넘겼다. 재택치료 대상자는 130만명에 육박했다.
중환자·사망은 이달 말 이후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위중증 환자는 이날 1113명으로 사상 최다였던 지난해 12월 29일 수치(1151명)에 근접했다.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61.1%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를 감안할 때 음압격리병상 외에 더 많은 일반 병상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들과 만나 “코로나19 음압병실에서만 오미크론 환자를 치료하는 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10개 일반병동에서 확진자를 보고 있고, 서울아산병원도 입원 환자가 확진되면 격리 병상을 확보할 때까지 확진자를 일반병동 1인실에서 치료하도록 허용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추후 응급실로 들어오는 환자 등도 점차 일반 진료체계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체계도 한 차례 더 전환을 앞두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회의에서 그간 선별검사에만 쓰였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코로나19 확정 진단검사로 인정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확진자 폭증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 역량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이유에서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해 12월까진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63만명, 5500명이었지만 올해 들어선 490만명이 확진됐고 4000명이 숨졌다”며 “이런 (오미크론) 특성에 따라 기존 코로나 대응 체계와 계절 독감 대응 체계 중간 정도로 전환시키고 있고 중장기적으론 독감에 가깝게 계속 (대응체계를)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