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銅 파라아이스하키, 베이징도 4강행…캐나다 넘고 역사 쓸까

입력 2022-03-10 15:43 수정 2022-03-10 16:09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4강 진출 결정 플레이오프 이탈리아전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베이징패럴림픽공동취재단

‘평창 동메달 신화’를 일군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패럴림픽 첫 결승 및 2연속 메달 역사에 도전한다.

한민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1일 오후 1시5분(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준결승에서 강호 캐나다와 맞붙는다. 한국은 지난 9일 4강 진출 플레이오프(PO)에서 이탈리아를 4대 0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며 2연속 4강행을 일궜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과 2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2018 평창패럴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장동신의 짜릿한 결승골로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꺾고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한는 감격을 누렸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데뷔 후 8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애국가를 불러 큰 감동을 줬다.

평창패럴림픽 당시 주장이던 한민수는 3년 뒤 대표팀 수장으로 선임돼 베이징패럴림픽 대회를 이끌고 있다. 장애인 선수 출신 첫 대표팀 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 감독은 4년 전 아쉽게 놓쳤던 결승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목표를 위해선 준결승에서 캐나다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동계스포츠 강국 캐나다는 현재 세계랭킹 2위로 2006 토리노, 2014 소치, 2018 평창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 동메달,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전적도 35전 35패로 한국의 절대적 열세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예선에서도 한 차례 0대 6으로 패배했고, 4년 전 평창 준결승에서도 0대 8로 졌다.

하지만 한국은 캐나다에 설욕을 다짐했다. 한민수 감독은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퍽은 둥글다”며 “우리가 잘 막고 기회를 잘 살리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탈리아전에서 4골 중 3골에 관여하며 맹활약한 ‘골 넣는 수비수’ 장동신은 “골 넣는 수비수도 좋지만 캐나다전 목표는 무실점”이라며 “그래야 우리 팀이 한 골만 넣어도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팀 캐나다를 만날 준비도 차근차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팀워크를 앞세운 ‘원팀’ 정신도 한국의 무기다. 선수유입조차 잘 안 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들은 더욱 끈끈해졌다. 이번 패럴림픽에 출전한 17명 가운데 11명이 평창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40일 만에 나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4위에 오르며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빙판 위 메시’ 정승환이 캐나다를 상대로 득점을 뽑아낼지도 관건이다. 정승환은 2009년 2012년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최우수 공격수로 뽑힌 대표팀 에이스다. 정승환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세계 1위 미국을 상대로 1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1대 9로 졌지만, 캐나다조차 열지 못한 ‘최강’ 미국의 골문을 연 것만으로도 성과였다.

한국이 캐나다를 이기면 미국-중국전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베이징패럴림픽공동취재단, 권중혁 기자(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