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은 지지 않았다” 이낙연 “봄인데 당은 겨울로”

입력 2022-03-10 14:54 수정 2022-03-10 17:19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은 10일 “날씨는 오늘로 완연한 봄인데 어쩌면 민주당은 겨울로 들어갈지 모르겠다 하는 걱정어린 직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같이 말하며 “동지 여러분의 지혜와 용기로 잘 이겨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정치 환경이 급변했다.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도 많이 변하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며 “민주당은 지혜와 결단을 요구받는 일이 앞으로 현격하게 늘어날 거다. 동지 여러분의 혜안과 용기로 잘 대처해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는 “누구보다 동지께서 참으로 수고를 많이 하셨고, 아주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고 계실 것”이라며 “먼저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왼쪽)은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승리를 안겨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우린 정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우리 모두 뛰어서 역대 최고 득표율, 47%넘는 득표율에 16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대선이 생긴 이래 가장 근소한 표차, 24만표, 0.73% 차이로 후보가 결정됐다”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국민들께서 우리들에 대한 미움이 다 안 가셨구나, 제가 당대표가 된 이래 이 후보도 반성하고 우리 모두가 노력했지만 그래도 부족했다”며 “앞으로 더 국민 눈높이에서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민생을 위해 하나하나 개혁과제를 실천하는 민주당으로 거듭날 수 있기 바란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선거 때 국민에게 약속했던 과제가 민주당에 의해 지속적으로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면서 권력구조 개편 정치개혁 계속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송 대표는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오후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해단식에서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고 또 성과를 냈지만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못 채워서 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재명이 부족해서 패배한 것이지 우리 선대위,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 모든 책임은 이 부족한 후보에게 있다”며 “선대위,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 이재명의 부족함을 탓하시되 이분들에 대해서는 격려해 주시고 칭찬해주시길 바란다. 제 진심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가 국민을 보살피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고 평가받는 성공한 정부로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제가 부족했다. 고맙다”고 거듭 말한 뒤 허리를 90도로 숙여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 후보는 입장과 함께 당 선대위에서 활동한 의원들과 일일히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고, 연설 도중에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송 대표와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눈물을 흘리는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