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외신들은 윤 후보가 북한과 중국에 강경한 ‘매파’이며, 시장경제를 중요시하고 페미니즘 이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윤 당선인은) 중국과 북한에 대한 강경한 접근으로 한국의 동북아시아에서의 역할과 미국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증가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 더 큰 협력을 촉구했다”며 “즉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보다는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목표에 동조하겠다는 매파적 입장”이라고 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같은 날 윤 당선인에 대해 “1% 미만의 격차로 대통령직을 거머쥐었다”며 “이는 세계 10위 경제대국인 한국의 정치가 얼마나 심하게 분열됐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BBC도 윤 당선인을 “자유주의적 성향의 문 대통령보다 외교정책에 대해 더 매파적”이라며 “그는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려 할 때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해지고 싶어하며 중국의 증가하는 영향력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비공식 그룹인 미국 호주 인도 일본의 4자 안보 동맹 쿼드(Quad)에 한국이 더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외교 정책에 대한 그의 견해는 북한에 대한 포용을 선호하고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마찰을 대체로 피했던 전임자와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윤 당선인의 시장 경제 친화적 공약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WP는 “윤 당선인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시장 주도적 접근 방식을 지지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집값 폭등에 대한 불만이 만연한 가운데 윤 당선인은 부동산 관련 세금을 줄이고, 저렴한 소형 주택을 포함한 250만채의 신규 주택을 짓겠다고 공약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이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BBC는 “그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고, 선진국 중 최악의 여성 인권 기록을 가진 한국의 저출산 원인이 페미니즘의 증가 때문이라고 비난했다”고 꼬집었다.
WP도 “윤 당선인은 여성의 취업과 고용 유지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실망해 불만을 품은 젊은 남성들에게 호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별에 따라 사람들을 나누기보다는 개인의 필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윤 당선인은 경제와 미래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는 한국 남성들에게 구애했다. 병역을 마친 남성에게 특별 수당을 제안하고 여성·한부모가정·보육 서비스를 운영하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약속했다”며 “선거 전날 그는 자신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