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할 거 다한 이재명에 큰 박수…나는 후회없다”

입력 2022-03-10 08:47 수정 2022-03-10 11:07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화면 캡처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가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제20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10일, 대선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씨는 10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정말 어려운 선거였다”며 “결과적으로 방송 3사 출구조사가 거의 근접했다”고 말했다. 전날 지상파TV 3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윤 후보 48.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47.8%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0.6% 포인트 앞섰다. 개표 결과 윤 후보 48.56%, 이 후보 47.83%였다.

김씨는 “이재명 캠프 입장에서는 마지막 기대했던 게 2030 여성표 결집이었고, 실제 결집이 이뤄지긴 했다”면서도 “되돌아보면 결집이 일주일 정도 늦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어 “오랜 시간 ‘20대에서 윤 후보가 압도적이다, 많게는 윤 후보가 7대 3, 적어도 5대 4 정도는 앞선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출구조사로 보면 20대에서 오히려 이 후보가 2% 앞섰다”고 짚었다.

출구조사를 보면 윤 후보는 20대 이하 남성에서 58.7%의 지지도를 보이며 36.3%를 보인 이 후보를 큰 차이로 제쳤으나, 20대 이하 여성에서는 정반대로 이 후보 58.0%, 윤 후보 33.8%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20대 이하 전체를 놓고 보면 이 후보는 47.8%, 윤 후보는 45.5%의 지지도로 박빙 구도로 나타났다.

김씨는 “소위 이대남 프레임으로 한 세대 전체에 너무 큰 상처를 남겼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세대 젠더 이슈를 선거전략으로 삼은 건 우리 사회에 깊은 상흔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대남 프레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명백한데 제재하기는커녕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을 언론이 했다”며 “나쁜 정치를 묵인한 것이고, 그래선 안 됐다. 굉장히 깊은 상처를 누가 치유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패배 승복 메시지 발표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연합뉴스

김씨는 민주당을 향해 “진 쪽은 누군가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고 나면 누군가 찾아내서 그에게 책임을 지우고 싶어하는데 부디 서로 위로와 격려의 말이 오갔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을 두고는 “기쁨을 만끽할 자격이 있다. 기뻐하시고, 다만 진 쪽을 조롱하거나 야유하지는 말라. (이 후보를 선택한) 존중받아야 할 국민 숫자가 1600만명이나 된다”고 했다.

김씨는 “심상정 후보 어려운 선거 치르느라 고생 많으셨고, 윤 후보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에게 큰 박수 보내고 싶다”면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본인이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본다. 세상에 아주 열심히 해도 뜻대로 안 되는 것도 있다. 저는 후회 없다. 원래 하루살이기 때문에 그날그날 할 수 있는 거, 하고 살기 때문에 후회한 적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은 혼자 여기까지 온 사람이다. 이제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는 발언을 한 이후 여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선거방송 심의규정은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인물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거방송심의위원 9명 중 과반인 5명이 법정 제재 의견을 제시했고, TBS 관계자를 불러 의견을 듣기로 의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