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회창도 못한 ‘서울대 법대-대선 필패’ 징크스 깼다

입력 2022-03-10 08:10 수정 2022-03-10 14:10
윤석열 당선인 대학시절(왼쪽 사진)과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서울대 법대 출신 첫 대통령이 나오게 됐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서울대 법대 대선 필패’ 징크스가 깨진 셈이다.

윤 후보는 10일 오전 개표 완료 결과 48.56%(1639만4815표)를 득표해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1614만7738표)와는 역대 최소 격차(24만7077표)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서울대 법대 출신 첫 대통령이 된다. 서울대 법대 출신은 유독 대통령직과 인연이 없었다. 국내 최고 수재로 꼽히는 이들이지만 대통령 당선 문턱만큼은 넘지 못했다. 서울대 출신 대통령도 김영삼 전 대통령(철학과)이 유일하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출신 이회창 전 총리는 1997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2002년 대선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졌다. 또 서울대 법대 출신 이인제 전 경기지사 역시 대통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번 대선에도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꽃다발 든 윤석열 당선인. 연합뉴스

윤 후보의 당선으로 특정 진영이 10년 동안 정권을 잡는다는 ‘10년 주기설’도 깨졌다. 1987년 대통령직선제 이후 ‘노태우·김영삼’(보수), ‘김대중·노무현’(진보), ‘이명박·박근혜’(보수)가 번갈아 정부를 이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진보)이 정권을 잡으면서 ‘10년 주기설’을 이어가는 듯했으나 윤 후보가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다.

윤 후보는 ‘0선 대통령’이란 초유의 기록도 썼다. 직선제 이후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0선 대통령’이 뽑힌 건 처음이다. 앞선 13∼19대 전·현직 대통령들이 모두 국회의원직을 최소 1차례 이상 거쳤다.

한편 ‘경기도지사 무덤론’ 징크스는 여전히 정치권에 남게 됐다. 경기도지사 출신 이재명 후보에 앞서 이인제 전 경기지사가 대선에서 패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007·2012년·2017년 당내 경선에서 좌절했다. 김문수·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당내 경선에서 져 대선 문턱을 못 넘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