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0선’ ‘정치입문 8개월만 대권’…尹, 최초의 기록들

입력 2022-03-10 06:17 수정 2022-03-10 10:31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장외 0선’ 출신으로서 정치 입문 8개월여 만에 초고속으로 대권을 거머쥐는 초유의 기록을 썼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최초의 ‘0선 대통령’이 된다.

앞선 13∼19대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국회의원직을 최소 한 차례 이상 경험했고 대부분 당대표까지 역임하며 여의도 정치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과 달리 의회정치 경력이 전무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0선’이긴 마찬가지였으나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 지자체장을 역임하며 정치권에 수년간 이름을 알려왔고,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대권 도전이었다.

반면 평생 ‘검찰 공무원’으로 지내온 윤 당선인은 난생 첫 공직선거 출마가 ‘대선’이었다. 첫 도전에서 승리해 초고속으로 청와대로 직행하는 최초의 기록을 쓴 셈이다.

윤 당선인이 ‘조국 사태’에 반발하며 검찰총장직을 중도 사퇴한 뒤 대통령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년이었다. 정치권 입문부터 따지면 불과 8개월여 만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밀어붙이다 문재인정부와 정면충돌한 윤 당선인은 지난해 3월 4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검찰총장 임기를 넉 달여 남기고 전격 사퇴했다.

이후 약 4개월 만인 지난해 6월 29일 ‘정권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며 대선 도전을 선언했고 한 달 뒤인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로부터 불과 석 달 만인 지난해 11월 당내 경선을 거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정석 정치 코스를 밟지 않은 ‘장외 0선’ 출신의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그만큼 기성 정치권, 이른바 ‘여의도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과 비토 정서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이러한 민심을 읽은 듯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 본인이 여의도 정치를 모르고 정치 세력도 없는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윤 당선인은 지난 8일 유세에서 “저는 여의도의 문법도, 여의도의 셈법도 모르는 사람이다. 국민 말고는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고 어떠한 패거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에도 양심적이고 좋은 분이 많이 있다. 저도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도 있다. 민주당의 훌륭한 분들과 잘 협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정치인의 필수 코스로 여겨져 온 국회를 거치지 않은 만큼 향후 국정운영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더욱이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의정 경험이 전무한 윤 당선인이 내각 구성, 당청 관계 정립, 야당과의 협치, 입법 공조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