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북한과 중국에 강경한 윤석열 당선”…한·미 동맹 강화 주목

입력 2022-03-10 04:58 수정 2022-03-10 08:45

주요 외신들이 윤석열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당선 소식을 주요한 소식으로 전했다. 윤 당선인의 대북, 대중 강경 발언 등을 집중 소개하며 동아시아에서의 한·미 관계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부패 척결 검사에서 야당 대표 주자로 변신한 윤 후보가 대선에 승리했다”며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 미국과의 더욱 강경한 동맹을 요구하며 집권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또 “보수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 후보를 보수 부흥을 위해 영입했다”며 “그의 승리로 정치적 광야에 있던 보수당은 5년 만에 재집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의 진보적 의제, 특히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를 추구하는 대표 정책을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워싱턴과 한국의 이웃 국가들이 선거를 면밀히 주시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윤 후보는 북한의 핵 야망과 중국의 부상에 맞서 한국의 정책을 크게 변화시킬 보수 정당 통치 시대를 열었다”며 ‘한국의 새 대통령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주요 공약을 보도했다.

WP는 “윤 후보는 중국과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윤 후보는 북한의 핵 위협이 임박한 경우 선제공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원한다”고 전했다. 또 “젠더 이슈는 특히 20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문제였다”며 “윤 후보는 젠더 전쟁의 화약고가 된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소개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보수 야당 대선 후보 윤석열이 대선에서 승리했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은 패배를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선 승자는 최악의 코로나19 확산, 불평등 심화, 집값 폭등 등의 도전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중 경쟁을 대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닛케이신문은 윤 후보의 당선 소식을 전하며 “이번 대선은 역사상 가장 근소한 격차였다”고 전했다.

닛케이신문은 “경기침체, 치솟는 부동산 가격 속 대북 평화 제의를 거듭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로 여겨졌다”며 “새 대통령은 미·중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무기고 확장, 치솟는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부동산 거품 등 복잡한 문제와 씨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또 “윤 후보는 외교 정책에서 대북 강경노선,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쿼드 그룹과의 협력 강화, 일본과의 유대 강화를 위한 셔틀 외교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도 윤 후보의 당선을 전하며 “(윤 당선인은) 대통령에 취임하면 바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발언했다.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윤 후보는 한국에서 고조되는 반중 감정을 활용, 군사동맹인 워싱턴을 더 가까이 포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는 문재인정부가 북한과 중국에 편향돼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한·미 동맹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는 “윤 당선인은 선거 출마 경력이 없어 역대 보수 정부 출신의 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된 강력한 팀을 꾸릴 것”이라며 “비핵화 진전을 이루기 전에는 종전선언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의 도발에 한층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윤 당선인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한층 강하게 지지할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춘 문재인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던 한·미연합훈련을 늘릴 가능성이 있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 방어를 위해 추가적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