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장악 체르노빌 원전 전기 끊겨…방사능 위험”

입력 2022-03-10 00:56 수정 2022-03-10 09:57
체르노빌 원전.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9일(현지시간) 현재 러시아군 통제 아래 있는 체르노빌 원전에서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축적 방사능물질의 냉각에 문제가 생겨 방사능 누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벨라루스 접경지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전은 러시아 침공 사흘째에 러시아 군에 장악됐다. 체르노빌 원전은 전력을 생산하는 기능은 상실했지만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고 있어 냉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원전으로 이어지는 전력 송전선이 끊어져 발전소 전체가 전기 공급이 안 되는 상태라 냉각제가 증발해 사용후 핵연료 과열로 누출 우려가 있다는 게 우크라이나 정부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의 원전을 운영하는 국영 에네르고아톰(Energoatome)은 “냉각제가 증발해버리면 핵 방출, 방사능 누출로 이어진다”면서 “바람이 이 방사능 구름을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 벨라루스 및 러시아 그리고 유럽에 퍼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와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 같은 우크라이나 정부 경고와 관련해 “원전의 정전이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IAEA는 “체르노빌 원전의 사용 후 연료 저장조의 열부하(heat load)와 냉각수의 양은 전기 공급 없이도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IAEA는 그러나 러시아의 전력 연결 중단은 원전 안전에 관한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