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근무환경 개선됐다지만…“실직 불안감 커지고 건강 나빠져”

입력 2022-03-09 16:50

취업자 근무환경이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 속에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커졌고, 건강 상태도 악화됐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2020년 10월~2021년 4월 진행한 ‘제6차 근로환경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국가승인통계인 근로환경조사는 만 15세 이상 취업자 약 5만명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되며, 유해·위험 노출 정도 등 130여개의 다양한 노동환경을 조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시간의 25% 이상 유해·위험요인(13개)에 노출된다고 응답한 취업자는 모든 항목에서 강소했다. 특히 ‘일하지 않을 때조차 땀을 흘릴 정도로 높은 온도에서 일한다’고 응답한 취업자는 5차 조사 때 24%에서 15%로 9%포인트 줄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목청을 높여야 할 정도의 심한 소음에 놓인 환경에서 일한다’는 비율도 21%에서 15%로 내려갔다. 이와 함께 ‘근무지에서 담배연기에 노출된다’는 응답 비율은 5%로 급감했다.

연구원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장시간 노동 시간 문제도 지난 3년 새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2018년부터 법정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주 48시간 이상 노동을 하는 취업자는 직전 조사에 비해 28%, 주 52시간 이상 노동 취업자는 38% 각각 감소했다.

반면 일자리 전망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졌다. 자신의 직업에 대해 ‘전망이 좋다’고 응답한 취업자는 40%에서 35%로 떨어졌고, ‘6개월 내에 일자리를 잃을 것 같다’는 응답자는 10%에서 12%로 올라갔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 역시 40%에서 35%로 낮아졌다.

본인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느끼는 취업자 비중도 73%에서 69%로 낮아졌다. 특히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지속될 것 같은 질병이나 건강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취업자는 9%로 지난 조사와 비교해 80% 증가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불안감과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