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삼척 산불 진화율 80%선…이번 산불 역대 최대피해 육박

입력 2022-03-09 16:17

산림당국이 울진·삼척 산불 엿새째인 9일 공중과 지상에서 총력전을 펼친 끝에 진화율을 80%까지 끌어올렸다. 당국은 금강송 군락지와 서부내륙 응봉산 일대에서 조금씩이나마 화마의 기세를 꺾고 있다.

9일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서는 수일째 힘겨운 진화 작전이 펼쳐졌다. 지난 8일 금강송 군락지 외곽으로 불이 번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공중과 지상에서 총력 진화에 나서 불길을 잡고 방어선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밤새 화선이 금강송 군락지 경계지역을 넘기도 했지만 대기하고 있던 전문진화대원들이 나서 불길을 차단했다. 불길이 넘어온 곳은 금강송 군락지 핵심지역과 거리가 있어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산림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산림당국은 이날 일출과 동시에 헬기 82대를 띄웠고 인력 4000여명과 소방차량 300여대도 투입했다. 금강송 군락지 안으로 불이 번지는 것은 막아내고 있지만 코앞까지 다가온 화선과 불머리 진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금강송 군락지로 들어온 화선은 야간 진화를 통해 아침까지 80% 정도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며 “전날부터 펼친 공세적인 진화 전략이 효과가 있어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응봉산도 문제다. 응봉산 지역은 산세가 험해 지상 진화가 어렵다. 불길도 강해 공중 전력을 집중해도 진화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강원 강릉·동해 산불이 잡힌 만큼 이곳에 투입됐던 헬기를 옮겨와 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또 이날 바람이 풍속 3m 수준으로 잦아드는 등 기상이 양호할 것으로 예보돼 산림당국은 진화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4일 시작된 울진·삼척 산불은 닷새째인 지난 8일 오전 11시까지도 진화율 50% 수준에 머물렀지만 오후 6시 65%로 끌어올린 뒤 9일엔 80%까지 뛰어올랐다.


지난 2일 부산 금정 산불로 시작해 최대 8일째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는 이번 대형 산불 피해 면적은 2만2711㏊로 추정된다.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던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2만3794㏊) 턱밑까지 다다랐다. 이번 산불에서 최대 피해를 입히고 있는 울진·삼척 산불의 피해 면적만 1만8671㏊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진화가 더 늦어질 경우 이번 산불이 역대 최대 피해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택 367채와 공장·창고 156곳, 종교시설 70곳, 농·축산시설 45곳 등 638개 시설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 울진 288세대 379명을 비롯해 전체 403세대 527명이 산불을 피해 임시대피소 등에 머무는 상태다. 이 가운데 임시대피자를 제외한 이재민만 229세대 347명에 달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언제까지 불을 완전히 끌 수 있다고 확답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대한 진화율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울진=최일영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