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소중한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나이는 장벽이 되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100세를 넘긴 고령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아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충북 옥천의 최고령 어르신인 이용금(118) 할머니는 9일 오전 지팡이를 짚고 딸과 함께 청산면 팔음산마을회관에 마련된 제2투표소를 찾았다.
이 할머니는 1904년 태어나 올해로 118세가 됐다.
이 할머니는 신분 확인 절차를 마친 뒤 기표 후 투표함에 용지를 집어넣었다. 조용히 투표를 마친 이 할머니는 다시 지팡이를 짚고 딸과 함께 귀가했다.
청산면 삼방리에 거주하는 이 할머니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치료를 마치고 청산면으로 돌아와 다시 전입신고를 했고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 할머니의 딸은 “어머니가 투표를 다시는 못 할 줄 알았는데 투표를 마쳐 기쁘다. 올해 어머니가 투표하는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광주 지역 최고령 유권자인 박명순(119) 할머니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문흥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문흥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박 할머니는 1903년 8월 7일생이다.
남편이 독립유공자인 박 할머니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건국 이래 모든 직접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이날도 투표를 위해 스스로 채비를 마쳤고 “언제 투표하러 가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아들 최경찬(70)씨가 미는 휠체어를 타고 기표소에 들어갔다. 박 할머니는 빨간 인주를 엄지에 묻혀 지장을 찍는 것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박 할머니는 투표를 마친 후 “마음이 좋다. 6월 지방선거에도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