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밤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이번 대선 마지막 유세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적으로 승리한 2002년 대선의 추억을 소환하며 또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청계광장 연설에서 “대한민국의 운명과 우리 국민들의 미래가 달린 이 역사적인 대회전의 장에서 마지막 단 한 사람까지 참여해 ‘어게인 2002’, 승리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주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 청계광장은 우리 국민들께서 촛불을 높이 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운 바로 그 역사적인 공간”이라며 “국민이 주인인 민주 공화국을 지키자는 절박함이었고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한 열망”이라고 덧붙였다.
5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귀결된 촛불집회가 열렸던 청계광장에서 사실상의 피날레 유세를 벌인 것이다.
이 후보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믿는다.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집단지성을 믿는다”면서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세계에 내세울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주권자의 유용한 도구로 저 이재명을 선택해주시면 김구 선생님이 못다 이룬 자주독립의 꿈, 김대중 대통령이 못다 이룬 평화통일의 꿈을,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의 꿈, 문재인 대통령이 꿈꾸고 있는 나라 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이날 유세는 김민기의 노래 ‘상록수’를 참가자 모두가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이 노래를 직접 기타를 치며 부르는 모습이 광고에 쓰인 바 있으며, 이날 제창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후보의 연설 전에는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연설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상록수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리 국민들의 절절한 염원과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 때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6일에도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눈물을 흘린 바 있다. 당시 그는 “다시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너무 억울한데’라는 생각이 갑자기 밀려왔다”며 “최근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자기 담당 검사가 윤석열 후보였다고 하더라. 그때 (검찰이) 마구 압박했던 점 등등이 떠올랐다”고 눈물의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청계광장을 채운 지지자들은 촛불 대신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흔들면서 환호와 제창으로 화답하며 이 후보의 마지막 유세 현장에 동참했다.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6만명으로 자체 추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